김무성 대표는 메르스 바이러스 자체보다
과장된 공포감 해소가 더 중요한 문제라면서,
지난 9일 “경제 위축을 빨리 벗어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메르스 사태를 통해 드러난 김 대표의 시각이 극명하게 드러난 말이다.
먼저, 김 대표는 메르스 자체는 별로 특별한 것이 아니라 독감 정도라고 말한다.
그러나 독감은 백신이 개발되어있고 충분한 퇴치 경험을 가지고 있지만,
메르스는 폐렴을 일으키고 백신이나 치료법이 없다.
한의학에서는 감기는 상한이고, 메르스는 온병으로 대별한다.
처치도 정반대다.
더구나 메르스는 현재 상황보다 앞으로 변이를 일으켜
더욱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될 수 있으므로 심각한 것이다.
그렇기에 모든 나라에서 온 힘을 다해 자기 나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애쓰는 것이다.
설령 독감이라고 하더라도 그렇게 죽어도 되는 목숨은 없다.
기저질환이 있다해도, 노약자라 해도,
정부가 제 의무를 못하여 사라져 가도 되는 생명은 없다.
지구 상에 고결하지 않은 생명은 없다.
두 번째, 김 대표는 공포감 해소가 중요하단다.
국민의 불안이 근거 없는 괴담에 현혹되어 생긴 것으로 판단하는 듯하다.
그 판단의 밑바탕에는
국민은 줏대 없이 이리저리 휩쓸리는 피동적 존재라는 인식이 깔려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괴담은 일정한 진실을 담고 있다.
그 진실성 때문에 대중 사이에서 광범하게 유포되고 수용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정치가라면 부분적일지라도 그 진실이 무엇인지 숙고할 것이다.
현재 한국의 공포는 메르스를 관리하지 못한 정부에 대한 불안 즉,
자기 국민 하나 보호하지 못하는 국가답지 못한 국가의 국민이 가지는
정말 하릴없는 불안에 근거한다.
세 번째, 메르스 사태가 경제를 위축시키는 주범이라는 생각이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고 했던가.
김 대표의 모든 생각은 경제 성장으로 통한다.
아무리 시대가 돈의 시대라고 해도 생명과 돈을 맞바꿔선 안 된다.
세월호 사태 때에도 경제 위기의 주범은 세월호였다.
메르스 사태 때에는 메르스가 경제 위기의 주범이라는 말이라면 이는 속임수다.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휘청거리는 경제라면 원래 위기인 경제다.
실로 그렇다.
이 자본주의는 태생적으로 언제나 불안하다.
이 원초적 불안의 경제는 매 시기 발생하는 사사건건에 자신의 책임을 떠넘기면서,
사람의 심리적 육체적 건강 또한 불안하게 만든다.
돈벌이에 치여 쉼, 여유를 갖지 못하게 하고,
아픈 몸으로 출근하게 만드는 불안의 경제가 바로 한국의 경제다.
우리의 건강은 결국 메르스가 아니라 국가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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