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덕담으로 ‘올해 건강하세요!’가 최고다. 건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고귀한 가치를 갖고 있다. ‘건강하세요!’라는 덕담을 자꾸 듣다 보면 건강이 지상과제처럼 다가온다. 아무리 지상과제, 삶의 목표가 사라지고 하루살이처럼 되는 데로 대충 살도록 강제하는 세상이라 하더라도, 사람은 ‘뜻한바’를 놓쳐서는 ‘건강하다’거나 ‘살아있다’고 할 수 없다.
뜻한 바를 이루기 위한 사람살이의 전제 조건인 ‘건강’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첫째, 신체적 건강이다. 강건한 육체를 위해서 규칙적인 식사, 적절한 운동, 충분한 휴식 등은 당연하고 기본이라는 것은 모두 알고 있다. 모두 알고 있는 것은 지키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치밀하게 준비해야 한다. 운동을 하기 위해 헬스클럽에 등록하거나 동호회에 가입하는 것도 좋지만, 출퇴근을 걸어서 하거나 점심 후에 삼사십 분 정도 걷는 것도 해봄직하다. 매번 실패했다면 혼자가 아닌 둘이나 셋이 같이 해보면 예전보다 나을 것이다. 실패한 사람은 운동을 일처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체질적으로 운동이 즐겁지 않고 괴로운 사람일 수 있다. 그럼 꼭 옆에서 같이 할 동무를 찾자. 같이 하면 책임감이 생겨 성공할 가능성이 세 배는 높아진다. 그럴 동무가 없다면 자기 주위 여럿에게 떠벌려 보자. 자기가 내뱉은 말을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마음에 담아두는 성향이 있으므로, 남에게 한 말이 자기를 스스로 강제한다. 그리고 잘 보이는 곳에 실행 여부를 표시해 둔다. 빨간 펜으로 달력에 오엑스를 표시하면 달성의 기쁨과 부족의 채근을 수시로 얻을 수 있다.
둘째, 정신적, 영적 건강이다. 건전한 인간관계를 유지하고 긴장을 조절하며, 자신을 성장시킬 수 있는 정신적 건강이 필요하다. 또, 자신의 삶을 긍정하고 이웃, 환경과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며 절대자와의 관계 속에서 안녕을 이루는 영적 건강도 중요하다.
셋째, 사회적 건강이다. 이는 사람들과 긴밀하게 상호 작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사회구조의 안정성, 사회적 지위와 자존감, 사회 복지의 만족감, 범죄로부터 자유로움 등이 중요한 요소다.
이렇게 나열하고 보니 ‘건강’하기가 참 만만치 않다. 일생을 걸고 노력해도 과연 얻을 수 있을까 싶다. 그런데 이렇게 힘든 ‘건강’이 수단일 뿐이라니! 겨우 한 고개 넘으니 더 큰 산이 앞을 막고 있는 느낌이다. 그래도 결국에는 올라가야 할 산이다. 두 다리를 믿고 주위의 들꽃도 보며 올 한 해도 걸어보자. 한 걸음씩 걷다 보면 어느새 구름이 발 아래일테니.
그리고, 올 병`신년에는 바보처럼 살자. 절망이 앞을 가려도 희망을 꿈꾸는 바보, 어둠 속 한 줄기 빛을 한낮처럼 여기는 바보로 살자. 어쩌면 약아빠진 이 병든 세상에서는 좀 모자란 바보처럼 사는 것이 온전한 삶 아닐까?
이정우 민들레하나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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