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참, 내 맘 같지 않다. 20년 넘게 같이 살았으면서 어떻게 그렇게 모른단 말인가? 내가 자기 혀처럼 움직이고, 알아서 다 해줬는데 나한테는 하숙집 아줌마 취급이다. 이 나이 먹도록 헛살았다. 밤이면 잠도 안 오고 이런저런 생각 하다 날이 샌다. 나이 오십이 다 되어가니 생리도 오락가락하고, 얼굴로 열이 불현듯 확 오르며, 자다가 땀이 나서 베개를 적신다. 기억력과 시력도 급격하게 나빠지고, 피부도 푸석해졌다. 산부인과에서 갱년기 장애라고 진단하여 호르몬 대체요법을 몇 개월 해 봤다. 남들은 다 좋아진다는데, 나는 왜 효과가 없을까?
폐경기 여성의 80% 정도가 갱년기 장애를 겪는다. 시도 때도 없이 갑자기 얼굴이 화끈거리는 안면홍조와 밤에 자면서 땀을 흘리는 야간 다한증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불규칙한 생리주기를 보이면서, 수면 장애, 불안감과 우울, 피부 건조와 노화, 질 건조감과 성교 통증, 잦은 배뇨 혹은 요실금, 집중력이나 기억력 장애, 두통, 관절통, 피로감 등을 보인다. 어떤 증상이든 심각하게 나타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있는 경우는 약 30% 정도다.
합성호르몬 대체요법, 최저용량 단기간에
갱년기 장애의 원인은 에스트로젠과 프로게스테론 생산의 감소 때문이다. 그러나 증상의 발현은 사람마다 차이가 크다. 최근의 연구에 의하면 체중, 식습관, 성격 등 개인에 따른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증상의 발현 기간도 폐경 전후의 3~5년 정도라고 알려졌지만, 7~10년간 지속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영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합성 호르몬 대체요법이 유방암 위험을 3배 가까이 높인다고 분석했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5년 내 유방암 발생 위험 증가율이 1.7배였는데, 약 3만 9천 명의 폐경기 여성을 조사해보니 2.74배였다는 보고다. 그러므로 합성 호르몬 대체요법을 하고자 한다면, 최저용량으로 단기간 할 것을 권고했다.
호르몬 요법 등 갱년기 장애 치료제를 8주 동안 복용하면 80% 정도는 개선된다. 그러므로 그 이상 복용은 숙고해야 한다. 특히 유방암, 간암, 혈전증 등의 환자는 무리가 있다. 호르몬제는 간에서 분해되므로 간에 부담이 되고, 피를 탁하게 하므로 혈전증의 위험성이 증가한다. 갱년기 장애를 치료해야 할 여성 중 30~40%는 호르몬 요법을 받기 힘들다는 통계도 있다.
갱년기, 인생 2막을 설계해야
갱년기는 몸의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몸과 함께 새로운 인생을 계획할 기회다. 목적 달성을 위한 긴장된 삶에서 벗어나 여유롭고 함께하는 제2의 인생을 설계하라는 몸의 명령이다. 이전의 삶이 도덕적이고 강박적이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자. 그리고 보람을 찾을 수 있는 일이나 취미, 봉사활동 등을 갖도록 해야 한다.
생수 1잔에 식초를 3~4티스푼씩 타서 복용하면 좋다. 1일 3회 공복에 복용하는데, 신맛이 싫다면, 매실을 끓인 차로 대신해도 좋다. 말린 쑥 5g과 말린 질경이 10g을 450㏄의 물에 넣고 물이 반으로 줄어들 때까지 달인 뒤 하루 3번씩 식전에 데워서 마시면 효과가 매우 좋다.
순천민들레하나한의원 원장 이정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