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을 만나 얘기해 보면 나이에 따른 궁금증이 참 다르다. 청소년기에는 하나를 공부하면 둘을 알 수 있는 묘약이 뭐냐고 묻는다. 처녀총각을 만나면 반듯한 몸매와 예쁜 얼굴에 관심이 많다. 결혼 후에는 아이들의 문제에 집중한다. 중년이후에는 몸에 붙은 질병에 궁금증이 많다.
그런데, 음식에 대한 궁금증은 남녀노소와 질병 이환 유무를 가리지 않는다. 누구나 먹어야 살 수 있으니 당연하다. 또, 좋다고 한 번에 무한정 먹을 수 없으니 가려 먹는 것이 좋다. ‘무엇을 먹어야 몸에 좋을까?’라는 궁금즘은 먹고 살만 해진 다음에 더욱 부각되었다. 절대적으로 식량이 부족할 때에는 ‘무엇’이 아니라 ‘얼마나’에 관심이 쏠렸기 때문이다.
‘얼마나’보다 ‘무엇’이 중요해진 지금, 부쩍 꺼림칙한 문제가 있다. 바로 ‘식품 오염’의 문제다. 산업화 이전의 식품은 자연이 키워준 그대로였다. 그러나 음식마저 대량 생산, 대량 소비가 이루어지는 공장제 시스템 속으로 들어간 이후에는 점차 자연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종자의 선택에서부터 가공과 배달의 과정까지 ‘이윤 추구’가 중요한 결정 기준이 되었다.
그러므로 현대는 ‘무엇’을 먹느냐보다 오염의 문제가 더 중요해졌다.
오염의 문제에서 매우 중요한 사항이 유전자조작식품(GMO)의 위험성이다. 미국에서 수입된 농산물 중 옥수수의 90%, 콩의 97% 이상이 GMO이다. 국내 가공식품의 대부분에 들어가는 액상 과당 등의 첨가물이 이 옥수수로 만들어지며, 마트에서 판매되는 간장, 고추장, 된장, 두부가 이 콩을 원료로 하는 것이다.
더구나 식품의 GMO 표기법이 한국에서는 3% 미만이거나, 원료함량 상위 5순위를 넘거나, GMO 성분이 남아있지 않으면 표기하지 않아도 되므로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결국 한국 GMO 수입량은 8백만 톤을 넘어 세계 2위(2014년 5월 기준)가 되었고, 승인된 GMO 작물도 식품용 110건, 사료용 95건을 넘었다. 그런데 GMO는 여러 실험에서 위험성이 관찰되었고, 안전성은 현재의 과학기술 수준에서 입증되지 않았다. 사람이 실험 도구가 될 수는 없지 않는가?
이제는 먹지 않아야 하는 것을 1개 안 먹는 것이 몸에 좋은 것 10개 먹는 것보다 중요하다. 그러므로 ‘무엇을 먹어야 몸에 좋을까?’라는 물음은 이제 이렇게 바뀌어야 한다.
‘무엇을 먹지 않아야 몸에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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