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초겨울은 건조하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는 날이 많으며, 나무도 수분을 거두어들여 잎을 떨군다. 나무가 마르듯 우리 몸도 수분이 적어진다. 다른 계절보다 가을에 유독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머리카락은 더 많이 빠진다.
가을에 자주 나타나는 피부건조증으로 피부가 하얗게 일어나고 가려워 긁다 보면 쓰리게 된다. 참을 수 없어 피가 날 정도로 긁어보지만, 그때뿐 이내 다시 가려워진다. 낮보다 저녁에 더 가렵고, 술을 먹은 날은 더욱 심해진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좋아하거나 열이 많은 체질은 더욱 쉽게 걸린다. 50대 이후에는 피부의 수분 공급력이 떨어져서 이환율이 20% 정도나 된다.
예전에는 우리가 사는 공간은 누추하였으나 자연친화적 자재를 사용하였다. 흙과 나무, 풀 등을 이용하여 집을 지었으니 안팎이 서로 바람이 통하여 숨을 쉬는 형태였다. 현대 주거시설은 안팎을 꽁꽁 막아 순환이 안 된다. 밀폐되어 탁하고 뜨뜻하며 건조한 실내공기는 피부뿐 아니라 호흡기와 눈에도 영향을 미쳐 감기나 안구건조증을 쉽게 일으킨다.
피부건조증과 감기, 안구건조증 등에는 환기가 무척 중요하다. 집 안 구석구석에 깨끗한 공기가 낡은 공기를 몰아내도록 10분 이상 전체 환기를 하루 2번 이상 해야 한다. 온도는 18~20도 정도로 낮추어 내의를 입고 있을 정도가 좋다. 특히 자동차 안에서 온풍기를 많이 트는 것은 피부를 아주 바싹 말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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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벽 역할을 하는 피부 각질층 끝까지 수분을 공급해주지 못하는 이유는 과로와 스트레스도 한몫한다. 그렇기에 피부건조증이 있는 사람은 피부에 고마워해야 한다. 몸이 완전히 망가지기 전에 고맙게도 힘들다는 신호를 살짝 보내준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저녁에 자다가 가려워 깨기도 하고 긁어도 긁어도 또 가려울 때는 미쳐버릴 것 같지만. 그러나 이 기회에 자기가 몸을 부리는 꼴을 잘 살펴보면 피부 탓을 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과로와 스트레스가 꼭 자기만의 책임은 아니지만, 관리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다.
실내온도 20도, 습도 60%의 유지와 물과 비타민의 적정한 섭취가 필요하다. 목욕이나 샤워는 뜨겁지 않은 미지근한 물로 주 2~3회, 15분 이내로 줄이고 때를 밀지 말아야 한다. 물기를 말릴 때는 수건으로 살살 두드리듯 하고, 스킨류를 피하고 보습제를 욕실 안에서 바르고 나온다. 옷도 모직 의류는 절대 피하고 헐렁한 면 종류가 좋다. 강가의 수양버들을 잘라서 다 익은 개나리 씨방과 익지 않은 탱자 열매, 당귀를 넣고 끓인 물로 온찜질을 하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