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정우 민들레하나한의원장

한국의 국회의사당 현관은 널찍하고 반듯하다. 넓은 공간에 어깨가 딱 벌어진 건장한 사내들이 줄 맞춰 서 있다. ‘이건 뭐 깍두기들도 아니고, 누가 오나?’하고 봤더니 빨간 카펫이 쫙 깔려있다. 대통령께서 국회에 납신단다. 옆에서 농성하고 있던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그들이 외치는 절규가 들리지도 않는 듯 태연히 지나치신 것에 대한 논평은 하지 않겠다. 관심이나 열정이 없으면 바로 눈앞에서 지나가는 큰 물체도, 아무리 큰 소리도 보이거나 들리지 않음을 우린 잘 안다.

그런데, 줄 맞춰 서 있던 사내들의 어깨에 눈이 갔다. 음, 저렇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 늙어 고생인데... 나도 모르게 불현듯 드는 생각이었다. 1년에 35조가 넘는 세금을 쓰면서도, 전시작전권 환수를 ‘무기한 연기’한 것이 부끄럽지 않다는 국방부장관의 어깨도 힘이 잔뜩 들어가 있었다. 긍휼히 여기는 마음도 없으면서 자기 일에 충실한 나라의 일꾼을 걱정하는 것은 직업병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사내들뿐만 아니라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사진출처 http://www.ichiropractic.net

일부러 어깨에 힘을 주는 사람들은 어쩔 수 없지만, 어쩔 수 없이 힘을 써야만 하는 사람들이 힘들다. 무거운 물체를 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 하루 종일 컴퓨터를 해야만 하는 사람들, 자유롭지 못한 환경에서 긴장된 생활을 하는 사람들 등등. 한 두 번이야 견딜 수 있는 어깨일지라도 지속적으로 쉬지 않고 하중이 걸리거나 자극이 되면 버텨내질 못한다. 당뇨병, 갑상선질환, 간장이나 심장의 이상에서 오는 통증은 제껴두더라도, 오십견, 회전근개 이상, 근막염, 근육의 긴장, 관절염 등등 어깨에 통증을 가르키는 병명은 많다. 하지만 모두 적절히 단련되지 않고 과다하게 또는 과소하게 사용해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어깨에 통증이 생기면 가장 먼저 마음을 느긋하게 하고 자세를 낮춰야 한다. 통증은 몸이 자신을 알아 달라, 보살펴달라는 신호다. 호흡을 길게 하고 힘을 빼면서 어깨를 아래로 천천히 내려보자. 그리고 눈을 감고 손바닥으로 통증이 일어나는 부위를 둥글게 시계방향으로 매만진다. 손이 닿지 않는 곳은 마음으로 쓰다듬어도 좋다.

어깨가 아플 때 팔굽혀펴기는 좋은 운동이다. 그냥도 좋지만 고개를 전후좌우로 돌리고 하면 더 좋다. 무리는 금물이다. 통증이 있거나 불가능하면 무릎을 꿇고 해도 된다. 취침하기 직전과 직후에 욕심내지 말고 조금씩 횟수를 늘려 가면 좋다. 스트레칭과 맨손체조를 먼저 하면 금상첨화다. 엄나무 껍질(해동피)과 뽕나무 가지(상지), 울금, 강활 등도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