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의 한 최고경영자는 오래전에 '껌 같은 약'을 만들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정상적인 사람을 포함한) 모든 사람에게 약을 파는 것'이 자기의 꿈이라고 말했다.
그 후 그의 꿈은 현실이 되었고, 이제 세계 다국적 제약회사들은 건강한 보통 사람들에게 약을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상생활에서 보이는 일시적인 증상이나, 누구나 쉽게 경험하는 증상조차 질병의 전조증상인 것처럼 되어버렸다. 마침내 점점 더 많은 보통 사람이 환자로 탈바꿈되고 있다.
‘껌 같은 약’, 골다공증 치료제 또한?
1994년 세계보건기구 산하 단체에서 골다공증의 정의를 새로 만들었다. 골밀도의 정상치를 30세 백인 미국 여성의 평균치로 정했다. 이 기준대로 하면 폐경 여성의 30%가 골다공증이라고 판정될 정도였다. 그리고 나이가 많을수록 또, 백인이 아닌 경우에는 비정상이 더 많이 나온다. 나중에야 이 과정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그렇게 기준을 정한 것이 ‘임의적’이었다고 실토하였다.
이후 미국 전역의 사회의료단체에 골밀도 검사 기계가 배포되었다. 1년 후인 1995년 골다공증 치료제의 베스트셀러 ‘포사맥스’가 판매되기 시작했다. 포사맥스는 ‘껌 같은 약’을 만들고자 한 그 최고경영자가 이끄는 다국적 제약회사 머크가 생산했다. 엄청나게 많이 팔았고 2003년에 미국 판매액이 17억 달러에 이르렀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골밀도검사’ 시행 10년 후에는, 골다공증으로 인한 골절의 위험이 사회적 의제로 형성되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정부와 보험회사는 검사료를 지원해주며 검사받으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질병판매학』 참조)
골밀도 검사, 과잉진단인가?
미국에서 행한 연구가 있다. 정상치에 근접한 골밀도의 환자 100명에게 골다공증약을 투여했다. 그 결과 골다공증 치료로 인해 골절이 예방된 사람은 5명이었다. 44명은 골다공증약을 꾸준히 복용했지만, 결국 골절이 발생했다. 나머지 51명은 원래 골절이 생기지 않을 사람이었는데 약을 복용한 경우다. 결론적으로 100명의 환자를 치료했는데 5명만 좋았다. 44명은 치료했으나 효과가 없었고, 51명은 과잉진단되었다.
골다공증 치료 약, 실보다 득이 클까?
또 골다공증 치료약물로 흔히 사용하는 포사맥스와 같은 비스포스포네이트 계열의 약물은 장기 복용 효과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많다. 이런 약물은 골밀도를 높이지만, 뼈의 구조를 바꿔 더 쉽게 부서질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칼슘 대사를 방해하고, 식도에 궤양을 유발하며, 드물게 뼈의 괴사를 일으키기도 한다. 이 치료약은 아직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말한다.
(『과잉진단』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