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뜨겁다. 하늘이 뜨거운 게 아니라 ‘비타민D’ 바람이 뜨겁다. 몇 년 전부터 오락가락하더니, 급기야 올해에는 홈쇼핑, 약국, 마트 등에 지천이다. 여기에 더해 병원에서 의사들이 엄청나게 처방한단다.
비타민D는 뼈의 건강에 있어서 칼슘, 인 등과 함께 필수적인 영양소이다. 그런데 일부 언론과 전문가들은 뼈에는 말할 필요도 없고, 암이나 치매 예방에도 좋으며, 우울증 치료에도 효과가 좋다고 난리다. 그러나 영국이나 미국의 의학연구기관에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지만, 뼈 건강 이외에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것이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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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타민D는 조금 다르다. 비타민 대부분은 인체 내에서 만들 수 없기에 음식으로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유일하게 비타민D는 사람 몸에서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 나뭇잎에서 광합성을 하듯 사람의 피부에서 만든다. 즉 비타민D는 10~20% 정도만 음식으로 섭취하고, 나머지는 피부에서 햇볕을 받으면 만들어진다. 아시아인의 경우 햇볕을 30분 정도만 쬐면, 깜깜한 골방에서 49일 동안 지내도 비타민D 문제는 없다고 한다. 여름 한 철 햇볕 아래서 뛰어놀면 일 년 내내 비타민D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일부 방송이나 전문가들은 자외선 차단제를 많이 바르기 때문에, 아이들의 성장을 촉진하기 때문에, 성인병 예방에 탁월하기 때문에 비타민D를 먹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심지어 한국인 90% 정도가 비타민D 결핍증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까지 있다. 혈중 비타민D를 측정할 수 있는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방법이 없는데도 어떻게 알 수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주장한다. 현재 비타민D의 결핍은 혈장 25-hydroxyvitaminD (25(OH)D)로 측정하는데, 이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측정법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나라마다 기준이 다르다. 영국에서는 10ng/ml 이하를, 미국은 20ng/ml 이하를 결핍이라고 하는 반면, 한국에서는 30ng/ml 이하면 결핍되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영국과 무려 3배나 높은 기준을 갖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정되는 비타민D 보조제 섭취량은 정상적인 식사를 한다면 성인은 ‘0’이다. 즉, 일부러 비타민D의 섭취를 권장하지 않는다. 임산부의 경우는 1일 비타민D 400IU(비타민D 단위), 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400IU~600IU를 권고한다.
그런데 한국에서 팔리고 있는 비타민D는 대부분 권장량의 서너 배에 해당하는 용량(1,000IU, 2,000IU)을 함유하고 있다. 비타민D는 지용성 비타민으로, 우리 몸에서 남아도는 비타민D는 쌓이고 없어지지 않는다. 더욱이 과량의 비타민D는 몸 안에 축적되어 근력의 저하, 심장, 혈관, 신장 기능부전 등 독성이 나타날 수 있다.